중국 창조 신화 : 반고
중국은 자신들의 역사가 삼황오제부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일반적으로 중국의 역사는 삼황오제 이후 하나라까지는 전설상의 시대라고 보고, 은나라부터 비로서 역사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전설적인 삼황오제 이전에는 이른바 천지창조를 다루는 신화시대라고 할 수 있다.
반고(盤古)는 중국 고대 전설시대에 등장하는 인물로 천지를 창조한 신의 이름이다. 반고가 처음 기록에 나타난 것은 삼국시대 서정(徐整)이 저술한 『삼오역기(三五歷紀)』이다. 그 뒤 양나라 임방(任昉, AD. 460~508년)이 편찬했다고 하는 『술이기(述異記)』에서 반고가 자기 몸으로 천지 만물을 만든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오운역년기』와 『고소설구침(古小說鉤沉)』에 편집되어 있는 『현중기(玄中記)』에도 비슷한 기록이 있다. (신의 몸이 천지창조에 이용되었다는 신화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에서 전해지는 신화에 의하면 오랜 옛날, 태고 시대에는 하늘과 땅이 구분되지 않는 커다란 별이었다고 한다. 빛도 없고 소리도 없었는데 그 속에서 반고(盤古)가 나타나 엄청나게 큰 도끼로 그 어두운 별을 찍어서 둘로 쪼갰다고 한다. 그러자 가벼운 반쪽은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었고 무거운 반쪽은 아래로 가라앉아 땅이 되었다.
반고의 키가 자라면서 머리는 하늘을 떠받치고 다리는 땅을 지탱하였다. 반고는 매일 3미터씩 키가 자랐고, 하늘도 그에 따라 매일 3미터씩 높아졌으며 땅은 점점 두꺼워졌다. 반고의 키가 거대하게 자라면서 하늘과 땅은 점점 멀리 떨어져 1만 8000년 후에 오늘날과 같이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3세기 오(吳)나라의 서정(徐整, AD. 220~265년)이 쓴 《삼오역기(三五歷記)》에 기록되어 있다.
중국이 전통적으로 숭상하는 다섯 개의 산은 동악 태산, 서악 화산, 남악 형산, 북악 항산, 중악 숭산을 가리키는데, 반고의 신체가 다섯 개의 산이 되었다고 한다. 반고의 머리가 동악인 태산(泰山)이 되었고 배 부분은 중악인 숭산(嵩山)이 되었으며, 왼팔은 남악 형산(衡山), 오른팔은 북악 항산(恒山)이 되고, 두 발은 서악 화산(華山)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눈은 해와 달이 되었다. 피와 눈물이 강물을 이루었고, 살갗은 기름진 땅이 되었으며, 이빨은 바위가 되고, 땀은 이슬이 되었다고 하여 천지 만물이 형성되었다. 그의 입김은 비바람으로 변했고, 음성은 천둥이 되었다. 눈빛은 번개와 벼락이 되었다. 눈을 뜨고 있으면 낮이었고, 눈을 감으면 밤이 되었다. 입을 열면 봄, 여름이 되었고, 입을 다물면 가을, 겨울이었다. 기분이 좋으면 날이 맑았고, 화를 내면 날이 흐렸다.
고대 중국인들은 반고를 기념하기 위하여 남해(南海)와 계림(桂林)에 반고묘(盤古廟, 사당)를 만들었다고 한다(현재 남아 있는 관련 유적은 없다).
